고갈비 (고등어 갈비)


서민의 밥상에서 탄생한 별미

부산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사랑받아온 ‘고갈비’, 이름만 들으면 소·돼지 갈비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은 고등어를 갈비처럼 구워내는 음식이다. 서민들이 값비싼 육류 갈비 대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고등어를 이용해 갈비 양념을 응용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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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갈비는 고등어를 포 뜨듯 반 갈라 뼈를 바짝 제거한 뒤, 전통 갈비 양념인 간장·설탕·다진 마늘·참기름 등을 섞어 밑간을 한다. 이후 숯불 혹은 석쇠에 올려 구우면 고등어 특유의 담백한 맛과 달짝지근한 양념이 어우러져 밥도둑이 된다.


‘갈비’라는 이름의 유래

고갈비라는 명칭에는 흥미로운 사연이 있다.

  1. 모양: 고등어를 반으로 갈라 구운 모습이 갈비 모양과 비슷하다.
  2. 양념: 실제 갈비에 쓰이는 양념을 그대로 활용했다.
  3. 시대적 배경: 1970~80년대 고기 소비가 쉽지 않던 시절, 서민들이 저렴한 생선으로 갈비 맛을 재현하며 ‘고갈비’라 불렀다.

결국 이름은 대체 음식의 상징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고유 메뉴로 자리잡았다.


술안주에서 관광 상품으로

고갈비는 오래전부터 막걸리와 소주 안주로 애용되었다. 고등어의 기름진 맛이 양념의 달큼함과 만나 술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관광지의 ‘추억의 밥상’ 메뉴로도 자리잡았다.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의 식당에서 철판 위에 지글지글 구워내는 고갈비 정식을 내놓으며 향토음식의 정체성을 살리고 있다.

특히 부산 영도·자갈치 인근에서는 해산물 명물로, 서울 대학로와 종로 일대에서는 추억의 분식집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식으로서의 가치

고등어는 등푸른 생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메가-3 지방산, 단백질, 비타민 D가 풍부해 혈관 건강에 좋고, 뇌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양념을 절제하고 구워낸다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양 가득한 서민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현대적 변주와 과제

오늘날 고갈비는 단순히 옛 추억의 메뉴를 넘어 퓨전 음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운 ‘치즈 고갈비’, 매운 고추장을 곁들인 ‘매콤 고갈비’, 도시락 메뉴로 특화된 ‘고갈비 도시락’까지 등장했다.

다만, 일부 식당에서는 과도한 설탕과 기름 사용으로 건강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통의 맛을 지키되 현대인의 입맛과 웰빙 트렌드에 맞춘 조리법 개발이 앞으로의 과제다.


결론


고갈비는 궁핍했던 시절의 지혜가 낳은 음식이자, 오늘날에는 ‘추억과 건강’을 동시에 품은 서민 별미다. 고등어 한 마리에서 갈비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갈비는 한국인의 창의적인 식문화와 생활 지혜를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